답안지 작성 요령

과제, 시험 등에서 답안지를 작성할 때 참고할만한 점을 적어둡니다.

1. 풀이는 계산의 흔적을 적는 것이 아니라, 논리의 흐름을 설명하는 과정입니다. 답안지는 혼자 연습장에 계산한 증거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 풀이의 과정에서 (계산을 포함하여) 논리적 흐름을 설명하는 글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독자(대개 조교나 교수)가 있는 글이기 때문에 전달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적는게 좋습니다. 대부분의 답안은 손글씨로 작성을 하게 됩니다. 글씨를 잘 쓰면 읽는 입장에서 좋습니다. 하지만 악필이라고 해서 꼭 전달력이 떨어지게 작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2. 꽤 많은 학생들이 종이를 세로로 반을 접어 풀이를 적습니다. 아마도 고등학생 시절의 습관으로 추청이 됩니다. 종이를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만, 그렇게 적을 경우에 옆의 문제의 풀이가 겹치지 않도록 충분한 여백을 두거나 세로로 선을 긋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에서 다루는 문제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문제보다 긴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단을 나누지 않는 것이 가독성이 좋습니다. 단을 나누어 놓고, 어떤 문제에서만 가운데 선을 넘어가도록 적거나 하면, 다른 문제의 풀이와 구분이 잘 되지 않거나, 읽는 순서를 파악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3. 한 문제의 답안이 다른 문제의 답안과 확실히 구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문항의 번호를 크고 진하게 쓴다거나, 문항 번호만 앞으로 내어 쓰고 답안은 들여쓰기를 한다거나, 한 풀이와 다음 문제 풀이 사이의 간격에 충분한 여유를 두는 방법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답안지에 줄이 있는 경우에, 본인의 손글씨 크기에 맞춰 적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글씨를 다소 크게 적는 학생이 답안지의 줄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면 줄간격이 너무 좁아 알아보기 힘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한 줄씩 건너 쓰는 방법이 가독성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양대 시험 답안지의 줄간격이 너무 좁다고 생각합니다.) 줄이 없는 답안지에 문제를 푸는 경우에 가능하면 정렬이 잘 되도록 적는게 좋습니다. 수식이 다른 줄을 침범한다거나, 글이 기울어진다거나, 여기저기 구석에 뒤죽박죽으로 적으면 답안을 정확히 읽을 수가 없습니다. 간혹 답안을 마구잡이로 적거나 순서를 거꾸로 적어두고 화살표로 읽는 순서를 표시하는 경우에도 채점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5. 문제를 순서대로 푸는 것이 가독성에 좋으나, 순서대로 풀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답안을 순서대로 풀지 않아도 되는지 교수, 혹은 조교에게 확인한 뒤에, 괜찮다는 답을 받은 경우에는 원하는 순서대로 풀어도 됩니다. 이 경우 주의할 점이 있는데, 순서가 섞인 경우 번호를 더욱 눈에 더 잘 띄도록 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장의 답안지를 제출할 경우에,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과제의 경우에 여러 단원의 문제를 섞어서 제출하면 어느 단원의 어떤 문제인지 확인하기 힘든 경우가 있으니, 단원을 섞는 일은 지양하는게 좋습니다. 요샌 타블렛으로 과제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순서를 바로 잡는게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순서대로 다시 정렬하여 제출하는게 좋습니다.

6. 시험의 경우는 답안지의 규격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나, 과제의 경우에는 학생들마다 각자 종이를 준비하여 제출하게 됩니다. 수업 담당 교수 또는 조교에게 종이의 규격을 물어보면 좋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A4사이즈 종이에 답안을 제출하는데, 간혹 노트에 적은 뒤 뜯어서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이의 사이즈가 다른 경우 분실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종이 크기를 맞추는게 좋고, 여러 장을 제출하는 경우 반드시 스테이플러를 사용하기 바랍니다. 여러 장의 종이를 적당히 접어서 제출하는 경우 분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7. 답안지가 여러장인 경우 반드시 매 장마다 소속, 학번, 이름을 적어야 합니다. 스테이플러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뜯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뜯어진 답안지를 발견하는 경우에도 누구의 답안에서 뜯긴 건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8. 악필인 학생들의 경우 답안을 적을 때에는 평소에 혼자 읽을 노트를 할 때보다 천천히 적는 연습을 하기 바랍니다. 악필인 학생들도 평소보다 천천히 적으면 가독성이 나쁘지 않게 적을 수 있습니다. 빠르게 적는 과정에서 형태가 무너지거나 글씨가 겹치거나 적당한 위치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풀이를 생각할 때에 천천히 적는게 힘들다면, 다른 곳에 한번 간단히 풀어 아이디어를 적어놓고, 답안지에 다시 옮겨적는 방식도 좋습니다.

9. 풀이를 적을 때에, 몇 가지 논리의 단계를 거친다면, 각각의 단계를 명확히 적는게 좋습니다. 채점을 하는 경우 각 단계별로 부분점수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충 뭉뚱그려 적은 경우에 부분점수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formula를 사용하는 경우 그 이름을 언급 또는 formula의 형태를 미리 적어두는게 좋고, 어떤 정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정리의 이름 또는  statement를 적어두면 부분점수를 받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 언급없이 적용을 하다가 풀이가 틀린다면, 채점자는 이 학생이 어떤 내용을 적용하려 했는지, 그 내용을 확실히 알고 있는 건지, 실수를 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조건 a, b, c를 만족하면 d가 된다.’라는 정리를 사용한다고 하면, 문제에서 a, b, c의 조건을 만족한다는 것을 명확히 구분되게 작성하는게 좋습니다.

10. 과제나 시험 답안을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 답안지를 스캔하거나 사진을 찍게 됩니다. 채점자도 모니터로 보며 채점을 하기 때문에 답안지의 순서가 섞이면 종이 채점에 비해 더 어렵습니다. 답안지를 순서대로 정렬하여 제출을 해야 합니다. 여러 장의 경우 하나의 pdf 파일로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화질이 충분히 좋기 때문에 스캐너가 없는 경우에도 사진촬영 또는 스캔 앱을 통해서 좋은 퀄리티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스캔 앱의 경우 종이의 기울어짐을 보정해주기도 해서 좋습니다. 다만, 제출 전에 초점이 잘 맞았는지, 해상도가 충분하여 글씨를 읽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잘린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제출해야 합니다. 여러장의 사진을 묶어 제출하거나, 타블렛으로 작성한 답안을 제출하는 경우에 파일 용량이 지나치게 큰 경우가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면 pdf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적당한 용량으로 줄여서 제출하는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