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전공과목 공부 방법

대학에서 수학 전공과목이 그동안 공부하던 것과 크게 달라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어서, 수학전공과목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래 설명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며, 어떤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0. (영어 관련) 수학 전공수업에서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대개 영어로 된 전공도서를 주교재로 선택을 하고 판서 또한 영어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미 좋은 외국 도서가 있기 때문에 다시 한국어로 된 새로운 책을 작성할 이유가 많지 않습니다. 번역서의 경우에는 전공 능력과 언어능력이 모두 필요한 작업인데, 과거에 번역서의 번역 품질이 그리 좋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원서에 있는 오류에 더해서 번역과정의 오류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언어의 구조 차이로 인해 간단한 논리 표현을 옮기는 과정에 오히려 복잡하게 번역되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공부를 계속 하고자 하는 학생의 경우에 현재 대부분의 새로운 지식이 담긴 책과 논문, 자료들이 영어로 작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고 연습하는 차원에서도 원서 사용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수학적 배경지식보다는 영어능력에 따라 대학에서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수학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글을 작성하는데에는 아주 높은 수준의 영어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표현이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원서에서 사용되는 표현에 익숙해지도록 연습을 하는 걸 권합니다. 일반적인 영어 공부를 따로 하는게 원서를 읽는데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는 않으니, 영어로 된 수학 관련 글을 많이 읽고 따라 작성해보는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발표하고 토론하는데에는 영어능력이 필요하니 영어공부는 따로 필요한만큼 해야 합니다. 시작단계에서 너무 힘들다면 선형대수학 정도의 과목에 대해서 번역서로 먼저 공부를 하고, 같은 내용을 원서로 복습을 하는 방식으로 익숙해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미적분학, 미분방정식 정도의 과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과목에서 어떤 문제를 계산하여 답을 구하는 것의 비중보다 개념을 이해하고 중요한 정리와 증명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계산 위주의 연습문제를 많이 푸는 과목도 매우 적고 연습문제들도 증명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고등학교까지 배운 수학과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의 큰 차이입니다. 이에 기대했던 것과 다른 수학에 당황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고, 적응에 어려워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계산하여 답을 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소홀히 하지 않길 바랍니다.

2. 각 단원에서 배우는 개념을 잘 이해하는게 필요합니다. 어떤 새로운 정의가 왜 필요한 것인지, 다른 정의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정리의 의미는 무엇인지,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서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고 key idea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간혹 왜 배우는지 이유를 당장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이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해보는 과정은 중요하고 언젠가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때가 오곤 합니다. 정리-증명-정리-증명-정리-증명…만 골라서 읽고 공부하는 경우에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지만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게 됩니다. 수업시간에는 교수님들이 지금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말로 설명을 해주는 경우도 있으나, 책을 읽는 경우 단원의 초반이나 증명과 다음 정리 사이에 적힌 설명에 지금 보고 있는 정리가 어떤 맥락에 있는 건지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습니다. (앞서 말한 영어능력과 관계가 있을텐데) 책을 가능한 꼼꼼히 읽는게 길을 잃지 않는데 중요합니다. 단원이나 소단원이 끝났을 때 다시 빠르게 훑어보며 어떤 내용을 다루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3. 구체적으로 추천하는 공부 방법은 필사하는 것입니다. 노트를 옆에 펴두고 읽은만큼 옮겨적으며 공부하는게 실제로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필사는 글자의 연습을 의미하는게 아닙니다. 꼭 책을 그대로 따라 적을 필요도 없습니다. 책의 일정 부분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재구조화 해서 적거나 요악해서 옮기는 것이 더 좋은 방식입니다. 이를테면, 어떤 정리의 증명을 공부하는 과정이라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을만큼 또는 기억할 수 있을만큼 읽고, 그 내용을 옆에 따라 적어보는게 좋습니다. 중요한 증명인 경우에, 전체를 다시 보지 않고 다시 적을 수 있을 만큼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경우에, 선 암기 후 이해를 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꽤 많은 경우 이해했다는 느낌은 익숙하다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4. 학기가 끝나고 다음 과목을 공부하게 경우에, 이전에 배운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궁금해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단,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고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정리의 디테일까지 모두 기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중요한 개념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필요한데, 정의는 틀리지 않게 기억할 수 있어야 하고, 중요한 정리의 맥락과 내용을 기억해두는 정도는 필요합니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 학기 시작 전에 필요한 내용을 훑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정리의 경우에 그 증명의 key idea를 기억해둔다면,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이라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그동안의 수학적 훈련을 바탕으로 증명을 다시 해내는게 가능할 것입니다. 다루었던 중요한 개념을 기억하고 있다면,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한 경우에 금방 다시 찾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충실히 공부를 했던 학생이라면 아주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과거 배웠던 과목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공부해야 할 새로운 것들은 너무나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워가며 틈틈이 과거에 공부했던 것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강연회, 세미나, 콜로퀴엄도 많이 참석하는게 좋습니다. 강연회를 통해서 수업시간에 다루지 못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공부에 큰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강연회나 세미나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현재 수학자들은 어떤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는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소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콜로퀴엄이나 세미나 정보는 게시판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교수님들께 문의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